‘입후보는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vs ‘성적 아몰랑~??’ | |||||||
- 총학생회장의 조건.. 성적이 포함되어야 하는가? | |||||||
김정식 편집장 | 등록일 : 2015-12-10 18:23 수정일 : 2015-12-10 18:45 | |||||||
‘입후보는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vs ‘성적 아몰랑~??’ - 총학생회장의 조건.. 성적이 포함되어야 하는가?
‘우리나라는 2명만 모여도 정치가 이루어진다.’라는 말이 있다. 작은 사회라고도 불리우는 대학교도 마찬가지이다. 일부 학교에서는 과열되는 학생회 선거 양상이 마치 작은 정치판을 보는 듯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모습 속에서 또 하나의 논란이 우리에게 큰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2013년 서울대 총학생회장의 학사경고 누적, 지난해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의 입학 후 세차례 연속 학사경고로 인한 제적으로 총학생회장직에서 물러났던 상황에 이어, 올해는 성신여대에서 총학생회장 선거 후보자의 성적이 일정 수준을 넘어야 한다는 학칙이 문제가 되어 선거가 파행을 겪고 있다.
6일 성신여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선관위)는 1일 총학생회장 선거에 단독 출마한 '위캔성신' 선본 박유림 회장 후보에게 학칙을 근거로 후보자격 박탈을 통고하며, 학교 측에도 요청해 전자투표 시스템까지 중지시키는 일이 벌어졌다. 단과대 학생회장단으로 구성된 중선관위가 학교 측에 후보의 징계 여부와 성적 조회를 요청했고, 학교 측이 박 후보의 평균 성적이 규정에 미달한다고 답하자 회의를 거쳐 후보 자격을 박탈한 것이다.
성신여대 학칙은 학생단체의 장이나 임원은 전체학기 평균 성적이 C 이상(4.5점 만점에 2.3점 이상)이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해당 학칙이 사실상 사문화한 규정인 데다 학생 자치기구인 총학생회의 회장 자격을 '총학생회칙' 등 자치규약이 아닌 학칙으로 규정하는 것은 부당하며 성적 조회를 동의한 적도 없다"고 반발했다. 학내 논란이 거세지자 중선관위가 이튿날 재논의를 거쳐 자격 박탈을 취소하고 학교 측에 투표 재개를 위해 전자투표 시스템을 열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학교 측이 이를 거부했다. 학교 측은 학칙 위배 사실이 확인된 이상 투표 시스템을 다시 열 수 없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선거를 파행으로 이끌었다는 소식이 들리어 오고 있다.
이렇듯 최근 대학들마다 학생회장 선거에서 성적에 관한 문제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는데, 이를 ‘사문화의 규정’으로만 볼 것인지, 아니면 학교를 대표하는 인물에 관한 최소한의 척도로 볼 것인지를 고려 해 볼 필요가 있다.
* 입후보는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 입후보자는 대부분 4학년의 고학년들이다. 그들은 학교에 입학을 하고 적어도 3년동안 학교와 밀접하게 생활해왔다. 총학생회장에 입후보를 하기 위해 학생회와 관련된 일들도 많이 해보았을 것이다. 그런 그들이 성적으로 인해 입후보도 해보지 못한채 떨어진다는 것은 그동안 학교를 위해 봉사 해온 그들에게는 가혹한 처사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실제 이들은 일반 학생들보다 학교 행정 및 행사에 관련하여 조금은 더 알고 있을 것이며, 그들의 보고 듣고 느낀점은 무시하지 못한다. '총학생회칙'(학생회 규칙)이 아닌 사실상의 사문화적 규정으로 제재하는 것은 부당하며, 그것도 현장 일을 하는데 있어 절대적 도움이 되지 못하는 성적으로 인해 입후보를 하지 못한다는 것에 찬성을 하는 이도 다수일 것이다.
또한 학교 당국의 개입으로 인해 학생회 선거가 훼손된다면 이는 더더욱 문제이다. 학생회의 투표는 학생들만의 고유 권한이다. 하지만 언론에 비춰질 부정적 요소를 고려하여 학교 당국의 개입은 문제로 지적이 되어야 할 사항이다. 학교 당국에서 자체적으로 판단하여 선거에 개입을 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 학생자치기구 등의 학생사회 경험이 아닌 성적이 학생회를 이끌기 위해서 절대적인 지표가 되어야 하는지도 다시 생각을 해보아야 할 것이다.
* ‘성적 아몰랑~??’ -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기 위해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게 된다. 이 자기소개서에서는 ‘학점’이라는 공간을 보게 된다. 취업을 하기 위해 자기소개서를 작성해본 사람들은 이 부분에서 한번쯤은 의문을 가지게 된다. ‘취업을 하는데 왜 나의 대학 성적이 필요할까? 회사에 가서 열심히 배워 열심히 일을 하면 되는데..’ 라는 생각을 가져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기업의 인사팀 직원들의 말을 빌려보자면, ‘대학의 성적은 성적 자체를 보는 것이 아니라, 대학 생활을 얼마나 성실하게 했느냐? 를 판단하는 척도’라고 이야기 한다. 그런면에서 볼 때 성적이라는 것은 단순히 공부를 얼마나 잘 했느냐를 따지는 것 외에도 그 사람의 성실성을 보기위한 바로미터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위의 세 총학생회장 및 총학생회장 후보자의 경우를 살펴보면, ‘성적이 학생들의 성실성을 보여준다.’ 라는 말이 틀린 것이 아님을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성신여대에서 기준으로 삼고 있는 평점2.3점은 대부분의 대학에서 한 학기동안 수강을 하는 과목의 평균 C학점을 말하고 있다(실제 학생회 선거 시행세칙은 일부 다른 학교와 다를 수도 있지만, 보통 3학기 동안 평균으로 규정을 하고 있으며, C학점이 아닐 수도 있다). 보통 C학점이면 출석, 시험, 과제물만을 제대로 하더라도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학점이다(물론 성적은 교수님들의 재량이다). 학교를 대표하는 사람이기 이전에 학생의 본분으로써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들이다. 이를 하지 않고서 학생들의 대표가 된다는 말은 상당히 모순이 있는 부분이다.
또한 지금 출석을 하지 않고 최소한의 공부를 하지 않는데, 총학생회장이 되어서 이 부분이 개선될지는 의문이 든다. 총학생회장이 되면 공부에 매진할 시간은 더욱 없어질 것이며, 각종 행사등으로 인해 출석은 더욱 힘들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자신의 행동 습관이 고쳐지기가 힘든 20대 중반으로 가는 시점에서 이를 하루아침에 고쳐서 학생들의 대표로써 자신을 홍보 한다는 것은 어폐가 있는 부분이 아닐까? 한다.
이렇듯, 다양한 관점에서 총학생회장의 자격 조건에 성적이 들어간다는 것을 생각 해 볼 수가 있다. 하지만 감투를 위한 욕심을 들여다보기 전에 자신이 학생이라는 생각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며, 그 학생의 기본이 무엇인지 되돌아보는 시간이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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